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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꾼에서 비폭력주의자로(20) |
글쓴이 :
날짜 : 09-11-25 09:47
조회 : 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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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두 아들의 나이차가 1년반 밖에 되지 않아 자라면서 친구처럼 지내면서도 자주 싸웠다고 얘기했는데,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더군요.
둘 다 풋볼이나 농구 등의 운동을 몹시 좋아하면서 친구 같은 형제로 다정하게 생활하는 가운데, 주먹질은 하지 않지만 얼굴이 벌개지도록 격렬하게 말싸움을 하는 경우는 가끔 있었습니다.
큰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 때 농담반 진담반으로 다음과 같이 얘기하더군요.
"아빠, 나 요즘 우호 때문에 미치겠어요. 저 새끼가 얼마나 개기는지 그냥 한 대 치고 싶을 때가 많은데 때리질 못하니 속이 부글부글 끓어요."
저도 농담을 섞어 웃음을 잃지 않고 대꾸했습니다.
“그래, 형이 참아야지. 장하다. 근데 말야, 아빠한테는 지금까지 작은새끼보다는 큰새끼가 훨씬 더 많이 개기더라. 그 큰 새끼가 18년 동안 개기는데도 한 대도 안 쳤으니 속이 얼마나 부글부글 끓었을까?”
아빠의 농담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는지 머쓱해하는 큰아들을 따뜻하게 껴안고 등을 토닥거려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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