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더 이상 염탐하지 말라: 국정원 바뀔 수 없을까
이재봉 (원광대학교 정치외교학/평화학 교수)
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대학에서 북한 및 통일문제를 공부하고 사회에선 소박하게나마 통일운동에 몸담으면서 경찰과 국정원의 분에 넘치는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나에 대한 국정원의 관심은 식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날 염탐할 필요는 없다. 일기 말고는 발표하지 못할 글 한 줄 쓰지 않고, 밀애 아니면 공개하지 못할 말 한 마디 뱉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상대하든 평화나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는 떳떳하게 큰소리치지 은밀한 언행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를 국가보안법으로 가두고 싶다면 ≪이재봉의 법정증언≫을 보면 된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는 사람들을 위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10여 차례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분단의 원흉은 미국이라고 단언했다. 북한의 정통성이 남한보다 못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일성을 찬양하며 주체사상과 선군정치를 옹호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정당화하며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은 남한의 자극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방제를 적극 지지하며 친북과 반미를 선동했다. 지금까지든 앞으로든 글이든 말이든 이 수위를 벗어난 내용은 있을 수 없을 테니, 이 책으로 나를 처넣지 않으면 굳이 프락치를 동원할 필요도 없잖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