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남 3녀 가운데 막내이고
아내는 2남 3녀 가운데 셋째인데, 제 형제들은 딸을 많이 두었습니다.
큰 형네는 딸 넷을 줄줄이 낳고 아들 하나를 두었고, 큰 누님네 역시 딸 넷을 낳은 뒤 아들 둘을 보았지요. 저는 아이들을 적어도 서넛은 두고 싶었습니다만 주위에서는 '원시인' 같다는 말을 건네더군요.
아무튼 딸이 하나도 없는 건 아직도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요즘 젊은 부모들은 교육비 때문에 아이들 둘 이상 잘 키우기 어렵다며 딸이든 아들이든 한 아이만 낳아 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아이에게 외로움이란 고통을 안겨주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두 아들의 나이 차가 1년 반 밖에 되지 않아 자라면서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게 참 좋았습니다만 대신 잘 싸우기도 하더군요. 아빠가 보기엔 너무 사소한 일로 너무 어처구니없이 너무 자주 싸우는 게 짜증도 나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큰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그리고 작은아이가 유치원생이었을 때였습니다. 서로 치고 받으며 싸우기에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둘 다 무릎 꿇고 두 손 들고 있으라고 했지요. '최초의 체벌'에 두 아들은 꽤 당황하며 힘들어하는 것 같았지만 녀석들의 싸움은 그치지 않더군요.
아이들에겐 싸움이 생활의 일부라는 점을 느끼고, 이와 아울러 어떠한 체벌도 싸움을 그치게 하지 못 하리라 생각하여 체벌도 딱 한 번으로 끝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