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의 한 간부는 식량문제로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고 있는 신소들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고 하소연한다. 황해남북도를 위주로 함경남도, 강원도 등지에서 연일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다는 소식에 먹을 만한 풀뿌리라도 보내달라는 요청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식량난이 악화된 것에 대해 그는 “식량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를 강성대국 원년으로 공표하려고, 우리 위대한 장군님께서 경제 부흥을 위해 친히 나서 중국도 수차례 다녀오시고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느냐. 중국으로부터 50만 톤 식량을 들여오려던 것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대외 무역일군들이 발 벗고 뛰어다녔다고는 하나 아무 성과가 없었다. 갑자기 장군님이 돌아가시고, 100일 애도 기간 동안 무역 거래가 거의 중단되면서 식량 수입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의 자생력이 크게 약화된 것도 문제였다. 애도 기간 동안 시장 거래가 제한되면서 하루벌이 주민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중앙당의 한 간부는 “하루벌이로 살아가는 도시 로동자들에게 (추모기간) 10일이란 사형선고와 같았다. 설 명절이 다가와 가까스로 숨통이 터지는 가 했는데 또 100일 애도기일을 선포하고, 시장들마다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니 때 이른 보릿고개를 만났다. 하루살이 로동자들은 얼마 안 되는 밑천을 다 먹는데 쓰느라고 다시 장사할 밑천을 마련하기가 어려웠다. 초반에는 견딜 만 했던 중층 부류들도 나중에는 앉아서 까먹기만 하다 보니 모두가 꽃제비 신세나 다름없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황해남도 해주시의 한 간부는 “농촌에는 가을걷이가 끝나고 먹을 게 있어야 했는데 우리 도(황해도)는 큰물피해가 심해 낟알이 평년보다 일찍 떨어졌다. 재정난과 경제난은 전국이 다 마찬가지인데, 유독 우리 도에서부터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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