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운동, 국제 관계 살핀 긴 호흡의 운동 필요
교회 말고, 북에 실질적인 지원과 접근 있어야
장익성 기자 mocacoffee@yahoo.co.kr
▲ 23일 개최된 남북평화재단 첫 번째 통일마당행사
ⓒ 장익성/에큐메니안
“대북 운동을 위해선 호흡을 길게 볼 필요가 있다. 돌이켜 보면 남·북간 합의가 순간적으로 지켜지지 않고 불 이행율도 높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다 지켜졌음을 알 수 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이 같이 말하고, 우리 공동체가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 이뤄가는 중심체로서 새로운 질서 평화와 통일의 움직임을 만들어 나가는데 민관이 전략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14일 풀뿌리 통일운동을 지향하며 통일운동에 관심 있는 개신교계 인사를 중심으로 창립된 민간 통일운동단체 ‘남북평화재단’이 첫 번째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 통일부 장관인 이종석 씨로부터 국제 관계 속에서의 남·북 관계를 듣고, 동 재단이 추구하는 분야별 운동을 세부적으로 검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이사장 박형규 목사를 비롯한 200백여 관계자들이 모인가운데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의 기조 발제와 장윤재(이화여대)·채수일(한신대)·신은희(미 Simpson대)교수의 분야별 발제로 이어졌다.
▲ "긴 호흡의 통일운동이 필요하다"...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 장익성/에큐메니안
이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남북과 국제 정세에 대한 올바른 이해 속에 ‘긴 호흡의 운동’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특히 신뢰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 유지, 중국포함 다자간 안보 협력 필요
이와 함께 한반도 냉전구조해체와 한반도 문제의 한국 주도를 실현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는 한편,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다자간 동맹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을 배제한 한·미간의 동맹으로 우리의 안보가 불안하고 위험해 질 수 밖에 없다”며 “동맹을 위한 동맹이 아닌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한·미 동맹 안에서 다자간 동맹도 함께 이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남한 일방의 지원이 아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방향의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때에 따라선 각을 세우더라도 북의 요구가 있기 전의, 구걸식(?) 지원은 이제 삼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좌로부터 장윤재(이화여대) 채수일(한신대) 신은희(미Simpson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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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풀뿌리 통일운동 지향 긍정적, 농업·장애분야 재 검토해야
연대와 참여 ‘선택과 집중’ 필요. 대중화 ‘조직과 참여’ 앞으로의 과제……채 교수
신 교수……북의 변화 엘리트 교육이 현재 대안, 영어 교육 등 실질적 지원 필요
분야별 발제를 맡은 장윤재 교수는 동 재단이 창립 취지문에서 밝힌 내용을 토대로 추진하려는 사업들을 검토했다.
그는 “명망가 중심이 아닌 민초들의 통일 운동 지향성과 교육과 훈련을 위한 사업 프로그램들은 어느 정도 잘 논의되고 있지만 내놓았던 남북한 농촌 살리기, 국내외 평화통일 네트워크 구성과 남북 장애인 협력 및 지원에 대해선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 아쉬움”이라며 이 점은 좀 더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수일 교수도 동 단체가 여타의 단체와 차별화를 갖기 위해선 참여와 연에 ‘선택과 집중’의 방식이 검토돼야 할 것 같다고 지적하며, 통일 운동이 실무자운동의 한계를 넘기 위해 구상된 ‘10만 통일일꾼’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조직과 적극적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가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의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접촉이 있었던 심슨대 신은희 교수는 이 전 장관의 ‘북이 필요로 하는 지원’에 공감하며, “제발 이제 교회 짓겠다는 말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교회에 일침을 쏘기도 했다.
그는 “문화적으로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기는 하지만 북에 교회를 짓겠다고 남측 사람들을 북에선 ‘혼 빠진 민족’이라 부르는 것이 사실”이라며 “북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함께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남북평화재단의 지향하는 바가 통일운동의 대중성이긴 하지만, 엘리트중심의 북쪽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선 역설적이지만 엘리트 교육이 필요하다’며 ‘북의 대학을 중심으로 영어 교육을 남한에서 지원하는 방법도 고려해 봄직하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입력 : 2007년 07월 24일 09:34:57 / 수정 : 2007년 07월 24일 10: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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