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책『두 눈으로 보는 북한』소개
이재봉 지음/ 평화세상 펴냄
관리자 (기사입력: 2008/06/15 17:37)
평화학자이자 통일운동가로서 밝히고 싶은 북녘에 대한 편견과 왜곡 그리고 진실
“평화학자이며 통일운동가로서 밝히고 싶은 북녘에 대한 편견과 왜곡 그리고 진실”이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대학에서 정치학과 평화학을 강의하며 통일운동을 벌이고 있는 글쓴이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북녘에 대한 악의적 편견은 없어져야 하고, 의도적 왜곡은 바로 잡혀야 하며 통일운동에 대한 금기는 깨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체제경쟁에서 이겼다고 남한 사회에 긍정적 부분만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인민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해체나 붕괴 위기에 처했다고 북한 사회에 부정적 측면만 있는 게 아닌데, 우리는 오랜 냉전기간 동안 교육과 언론을 통해 북녘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른 체하거나 왜곡하면서 부정적인 측면만을 보도록 강요당해왔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북녘 체제와 사회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도 많고 남쪽이 본받으면 좋을 측면도 적지 않다”며,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북한 정부의 정통성, 김일성과 김정일, 주체사상, 연방제 통일방안 등 매우 민감한 주제 등에 대해서도 될수록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주제들에 관해 “국가보안법을 의식하며 토씨 하나에까지 주의를” 기울이는 등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며 글을 썼다면서도, 그렇다고 학자와 운동가로서의 “양심에 반하거나 소신을 꺾어 글을 쓸 수는 없었다”고 고백한다.
예를 들어, 북한 정부 및 체제의 정통성과 관련하여, 글쓴이는 “중요한 것은 해방 직후 남쪽에서든 북녘에서든 대다수의 인민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체제를 원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미군정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70% 안팎이었다. 대부분의 인민이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정부를 원하는 마당에 항일독립운동에 힘썼던 공산주의자들이 세운 북녘 정부를 정통성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고 묻는다. 그리고 김일성에 관해서는 “해방 전에 진짜로 항일독립운동을 했으니 해방 이후 6.25남침과 독재정치 그리고 정권의 부자세습 등과 관련한 비판을 삼가자는 것도 아니다. 해방 이전의 선행 때문에 해방 이후의 악행이 용서받을 수 없듯이, 해방 이후의 악행 때문에 해방 이전의 선행이 무시되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주체사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은 소련의 지배적 영향력에서 벗어나고 중국의 대국주의를 피하여, 북녘의 독자성을 찾으며 민족적 긍지를 높인 점일 것이다. 그리고 부정적인 측면은 김일성을 절대화하고 우상화하면서 인민의 무조건 복종과 수령독재를 정당화하고 나아가 부자간의 권력승계까지 합리화하였으며, 경제적으로는 너무 자립을 강조함으로써 폐쇄적으로 흐르는 가운데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고 평가한다. 나아가 연방제에 관해서는 다소 위험한 (?) 주장을 하고 있다. “낮은 단계든 높은 단계든 연방제 통일방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면 현실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소신껏 그리고 제대로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연방제 통일방안을 지지하고 싶다. 왜냐 하면 이보다 바람직하면서도 실현가능성이 높은 통일방안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나 장점은 북한의 정치와 사상, 경제, 사회와 문화, 군사 및 대외정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북한에 대한 지식이나 통일에 대한 관심이 적더라도 누구든지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써졌다는 것. 글쓴이가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에게도 자신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누구를 설득시킬 수 있겠느냐는 생각으로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 1학년도 마치지 못한 아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썼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녘 사회주의 계획경제 제도에 관한 글에서는 “핵무기까지 만들면서 병뚜껑도 제대로 못 만드는 배경”이라는 부제목을 달아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쉽고 재미있고 설명하고 있다. 평화만들기 (www. peacemak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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