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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렬의 평화이야기] - 느림의 미학, 개성공단이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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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날짜 : 13-11-15 12:08
조회 : 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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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개성공단이 다가온다!!
7월 29일 남측은 답보상태에 빠진 개성공단 제7차 실무회담을 제의했다. 그러나 북측의 반응은 없었다. 정부를 비롯해 많은 민간단체들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해 촉구하는 성명들을 발표했지만, 북측의 태도는 미온적이었다. 결국, 8월 7일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 입주 기업들에게 경협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업들이 경협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면 개성공단 내 공장 시설 등 자산의 처분 권리(대위권)가 정부로 넘어간다. 이러한 절차는 실질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한 셈이다. 이 날,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던 많은 기업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여러 반응들을 언론에 쏟아냈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를 진행하면서 조속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북측은 남측 정부의 회담 제의를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낭떠러지로 치닫는 개성공단 문제가 북측에서도 걱정이 되었을까?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오후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 간 7차 회담을 14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공업지구 잠정중단 조치를 해제하고 공업지구에 대한 남조선 기업들의 출입을 전면 허용한다"며 "공업지구 공장들의 설비점검과 가동준비가 되는 남조선 기업들에 우리 근로자들의 정상출근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남측 인원들의 신변안전 또한 담보한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재산도 철저히 보호할 것"이이고 "북과 남은 공업지구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업지구의 정상운영을 보장토록 한다"고 강조했다. 8월 7일은 개성공단의 운명이 극과 극으로 뒤바뀐 날이었다. 극적으로 7차 회담 개최가 타결되었지만, 이전 회담의 전력으로 볼 때, 우려의 목소리는 가라앉지 못했다. 그러나 사회의 우려를 불식하듯, 14일에 개최된 7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은 희망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다. 사태발생 133일 만에 정상화를 위한 5개항의 남북합의서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남측이 지나치게 양보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하지만, 남북 협상의 과정이 어떠한 형태로든 합의라는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게다가 개성공단의 합의는 남북 관계 개선에 또 다른 불씨를 되살렸다. 대화의 창구가 열리게 되면서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물론 두 가지 이슈에 관한 남북의 온도차는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논의를 주고받는 현재의 모습이 한반도 평화에는 더욱 발전적인 동력으로 작용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2일부터 입주기업인들은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개성공단에 들어가 북측 작업자들과 함께 설비 등을 점검, 보수했다. 다가오는 9월 2일에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회의가 처음으로 열리게 됐고, 이에 참석할 양측 5명의 위원 명단을 30일에 교환했다. 조금씩 조금씩 개성공단의 정상화가 다가오고 있다. 예전과 같은 개성공단의 건강한 모습이 하루 빨리 재개되기를 기대하지만, 느림의 미학이 주는 기다림의 의미를 우리는 되새겨봐야 할 때이다. 기다림 속에 드러나는 희망의 열매는 더욱더 값지다. 그렇지만 ‘현실적인’ 개성공단의 정상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월 27일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경협보험금 지급이 시작된 8일 이후 지금까지 27개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총 895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이 같은 지급 규모는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 당시 정부가 지급을 결정한 총 보험금 2809억 원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개성공단 정상화가 합의된 14일까지 보험금을 신청한 업체는 6개사(230억 원)였지만, 그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 추가적으로 21개 업체에서 665억 원의 보험금을 받아간 것이다. 특히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남측 인원이 북측 지역에 체류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26일에도 3개 업체가 107억 원을 수령했다. 이러한 상황은 개성공단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은 깊게 자리 잡은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향후 개성공단은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그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양측의 경제적 이익 여부를 떠나 개성공단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사회적 의미는 더욱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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