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4.화.
설레는 마음으로 2회차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주 함께 시작하지 못하셨던 분과 일일 게스트 분도 오시는 지라 2회차이지만 1회차를 준비하듯 마음 썼습니다.
2회차 책은 제가 크게 자극 받았고 또 위트 있게 쓰여 재미있는 해리슨 오웬의 <셀프 오거나이징>이었습니다. 통제하려는 에너지와 방식이 질서를 만들 것 같지만,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 되는 질서를 망치고 엉망진창이 되거나 또는 의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엇나간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자기 조직화' 원리와 이것이 작동되는 사례들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재미가 넘치는 비유적 표현과 통쾌한 삶의 진실들이 툭툭 나와서, 발췌된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을 때 몇 번이고 함께 웃었습니다. 우리 삶이나 어떤 과정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요소 '혼돈, 혼란, 갈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런 구절이 있었는데요.
"혼돈이 없으면 삶도 없을 것이다. 의미 있는 삶이란 조화와 평형이 있는 삶이라는 기존 고정관념으로부터 결별이 요구된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평형에 도달한다는 것은 사망을 의미한다. 슬픈 진실은 존재하는 삶을 통틀어 정확히 한순간에만 평형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바로 죽는 순간이다. 그때에 이르기 전까지 평형이 아닌 어떤 상태에 있게 되며 그것이 삶이다."
"갈등이 전혀 없는 조직이라는 관념은 내 생각에는 사냥하지 않는 사냥개와 같다. 만약 당신이 갈등이 없는 조직을 내게 보여준다면 나는 답례로 당신에게 죽은 조직을 보여줄 것이다."
자기 조직화의 사전 조건에 몹시 중요하다는 '혼돈 직전'이 삶에서 정말 언제 찾아오는지, 살아 있는 질서에 필요한 '자연스럽게' '마음이 쓰이는 것'에는 정말 분별이 필요하겠단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대부분의 개인과 조직에게는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당연한 때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출산 과정처럼 고유의 시간과 진행 속도가 있으며 이것을 바꾸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곧 움직일 때가 왔다는 사실을 살며시 암시하는 순간이 '이러면 어떻게 될까'라는 말이 나올 때다. 궁금증과 상상력을 발동한다는 것은 비전이 발현할 비옥한 토양이 마련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더욱이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 안에서 어떻게 자기 조직화의 힘을 믿고 내가 행동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각자 삶의 현장에서 무엇을 해볼 수 있는지 자기 마음에게 슬쩍 한 번 물어보게 되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두세 페이지로 된 단편소설 여러개와 그에 따른 작가의 해석을 단 <고통의 해석>이란 책입니다. 우리는 그중 '삶의 역설'을 다루는 두 소설을 읽고 우리 삶의 지혜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 이은주